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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리뷰

승리의 여신 니케 후기

미라미라 2022. 11. 7. 12:29

※들어가기에 앞서서 예전부터 시프트업의 게임을 굉장히 좋아했어서 사심이 어느 정도 들어갈 수도 있다. 형 태 좋 아


정체불명의 기계들이 인류를 공격하여 지상의 대부분은 점령당했고, 방주라는 지하 세계에서 인류의 명맥을 간신히 이어간다. 니케라는 인류의 지상 수복을 위한 전투병기로써 사령관의 명령에 절대복종하는 존재다. 플레이어는 사령관으로써 니케와 함께 기계들에게 점령당한 지구를 수복해야 한다.


스토리는 서브컬쳐 게임이라면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스토리에 따라서 수집하는 캐릭터들에 대한 애정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니케의 스토리는 어찌 보면 굉장히 진부할 수도 있으나 그만큼 검증된 스토리기도 하다. 본인들도 어느 정도 인지했는지 게임 튜토리얼 부분에서 나름 충격적인 이야기를 넣어서 무거운 스토리가 된다는 것을 알리고 사람들에게 흥미를 느끼도록 했다.
현재 5 챕터까지 진행했는데 아직까지는 스토리는 꽤나 훌륭한 것 같다. 보통 수집형 게임의 스토리는 초반에만 바짝 신경 쓰고 나중 가면 이벤트로 대충 땜빵하는 경우가 많던데 니케가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데스티니 차일드 같은 경우 엉망이던 (사실상 방치한) 스토리를 주인공 기억을 리셋까지 시켜서 어떻게든 복구시키려는 시도를 했던 것을 보면 시프트업 개발팀도 스토리의 중요성은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것 같다.

김형태의 취향인 건지 항상 주인공 주변에는 메인 여캐 3인방이 붙어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데스티니 차일드 때 보다 주연 캐릭터들이 훨씬 매력 있고 볼만하다. 솔직히 모나, 리자, 다비는 각자 캐릭터성은 나름 있는데 매력이 없다고 해야 하나? 별로 애정이 안 갔지만, 이번 니케에서 나온 라피, 아니스, 네온은 나름의 매력도 있고 대사를 보는 재미도 좋다. 커뮤니티에서도 아니스의 인기는 굉장히 높더라.
음.. 다시 생각해보니 네온은 솔직히 좀 별로다.. 얜 뭔가 3차원 개그캐 느낌으로 만든 거 같은데 너무 컨셉이 오래된 거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해야 하나 정이 안 가더라. 데차 즙다비마냥 캐릭터 리메이크가 절실하다.

요즘 캐릭터들이 나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컨텐츠가 유행인 것 같은데 상당히 공들여서 잘 만들어놨다. 이런 류 문자는 구색만 맞춘 경우가 많은데 메인 퀘스트 진행상황에 따라 그에 맞는 문자가 오는 등 재밌게 만들어 놨다.

그 외에도 나름 수위 높은 드립들이 나오기도 하고 애초에 빵댕이 흔들리는 게임!! 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진 만큼 일러스트도 꽤나 노출이 높은 편인데 이럴 거였으면 라스트 오리진처럼 19세로 가도 되지 않았나 싶다. 15세로 낮추느라 일러스트 수정을 했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원본과 검열 버전을 비교해보니 더더욱 아쉬웠다..
결정적으로 생각보다 전투에서 일러스트를 볼 일이 별로 없다. UI에 가려져 있기도 하고 노출도가 높은 몇몇 캐릭터들을 제외하면 다들 머리카락이나 코트 등으로 등을 가려놔서 잘 보이지도 않는다. 도감 가서 구경하지 않는 이상 이러한 노출도를 체감하기도 힘들다.


디자인 적 측면에서는 애초에 게임 원화가 김형태가 만든 회사이니 만큼 정말 깔끔하다고 생각한다. UI도 깔끔하고 일러스트도 상당히 고 퀄리티에 라이브 2D도 데차 고무장난감에서 벗어나 상당히 자연스럽다. 뭐 사실 데차의 처참한 라이브2D는 당시 라이브2D 도입 초창기여서 어색했던 거고 신캐들은 잘 나왔으니 상당히 억울한 면도 있겠지만 말이다.
다만 적들이 좀 개성 없게 생겨서 누가 뭐하는 애인지 구분이 잘 안 되긴 한데 아직까지는 초반이라 적 구성에 따라 내가 뭔가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 이 부분은 조금 더 해봐야 알겠지..


요격전 영상

우선 데차로 다져진 짬밥답게 할게 꽤나 많다. AFK 아레나류 방치 게임 치고는 생각보다 게임을 붙잡고 오래 있을 법하다.메인 스토리와 그에 따른 서브스토리, 미니 레이드인 요격전, 탑 컨텐츠인 트라이브 타워, 탐색형 필드인 로스트 섹터, 약간의 덱 빌딩 로그라이크 같은 시뮬레이션 룸까지 여러 가지가 있다. 게다가 데차의 경험으로 미루어볼 때 이벤트 로테이션 돌아가면서 아마 몇 가지가 더 추가될 것 같고 길드 시스템인 유니온이 있으니 아마 레이드도 낼 것 같다.
다만 슈팅 장르로써는 좀 별로다. 게임을 계속하면서 느낀 건 결국 이 게임은 스펙으로 밀어버리는 게임이지 손컨으로 뭘 하는 게임은 아니라는 느낌을 들었다. 보스 부위파괴를 하려고 잠깐 몇 초 손컨하는 것을 제외하면 손컨을 안 하는 게 더 낫다. 적이 많기도 할뿐더러 자꾸 어지럽게 왔다 갔다 거려서 손으로 컨트롤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나름 엄폐 시스템이나 적의 공격 징조 표시등 모양새는 갖추려고 노력한 모습이 보이나 그냥 딱 구색 맞추기용이고 실제적으로 활용하기는 많이 힘들다.


이 게임에서 가장 말이 많이 나오는 것이 과금 구조인데.. 좀 악랄하다. 뭐 10뽑 6만원은 이미 너무나도 잘 알려진 사실이니까 넘어가고, 그 외에도 자꾸 5배 효율!! 7배 효율!! 하면서 패키지 광고 띄우는 게 좀 많이 별로다. 심지어 패키지에 동봉된 쥬얼은 유료 쥬얼이 아니라 무료 쥬얼이다! 솔직히 월정액에서 무료 쥬얼 주는 건 다른 게임에서도 다들 하는 행위니까 그러려니하는데 패키지 동봉 쥬얼도 무료쥬얼로 주는건 처음 봤다. 안 그래도 비싸다고 욕먹는데 굳이 패키지 장난질까지 쳐놨어야 했을까..
아마 10뽑의 6만원 만들어놓은 것도 자신들의 SSR확률이 4%나 되는 높은 확률이니까 그런 것 같은데 문제는 SSR 나올 확률이 4%인 거지 결국 내가 원하는 캐릭터들을 뽑으려면 한없이 확률이 줄어드는데 난 잘 모르겠다.. 광산 제외하고 일간 퀘스트, 주간 퀘스트를 하면 한 달에 20 연차 정도를 할 수 있고 그 외 기타 출석도장이나 이벤트 미션 등으로 얻는 SR or SSR 티켓도 생각하면 적은 편은 아니지만 많지도 않다. 데차 때 5성 확정권을 뿌렸었는데 그게 배아팠던 건지 SSR확정권은 없고 가장 높은 등급의 티켓에서도 반드시 SR이 나올 확률이 있는 게 좀 꼽긴 하다.


개인적으로는 시프트업의 게임을 좋아하기도 하고, 니케가 재미있어서 한동안은 계속할 것 같다. 다만 여러 이슈들, 특히 리세마라 같이 게임 초창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요소들에 대해서 지금 말이 많고 들어가는 과금 액수가 어마어마하다는 점이 사람들의 발목을 잡을 것 같다.. 데차 때도 이그니션으로 필요한 재화가 확 늘어나서 한동안 접고 딴겜 한 적이 있었는데 제발 니케는 그러한 전철을 밟지 않기를 빈다.
하지만 게임적 측면에서는 상당히 잘 만들었다. 다들 '게임만큼은 재밌다'라고 할 정도로 공들인 흔적이 많이 보인다. 물론 ARPG나 SRPG를 표방하는 다른 모바일 게임들에 비하면 부족하다고 느낄 수 도 있겠으나 어디까지나 방치형 슈터 게임으로서 현재 컨텐츠는 굉장히 많아 만족스럽다. 시프트업의 고질적인 운영 이슈를 잘만 넘어간다면 롱런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부디 잘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