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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리뷰

웨이스트랜드3 후기

미라미라 2022. 7. 7. 09:43

제목 Wasteland 3 장르 SRPG, 포스트 아포칼립스
언어 유저 자막 패치 리뷰 스포일러 X
작성일 2022-07-07 수정일 -

 


웨이스트랜드 2의 후속작

웨이스트랜드 2는 중간에 하다가 포기한 경험이 있길래 고민하다가 세일 때 웨이스트랜드3를 샀다. 2 때보다 조금 더 게임이 라이트 해졌고, 여러 가지 직관성이 높아졌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2 때는 내 캐릭터가 어디서 있는지 애매했었는데 엑스컴식 칸 이동이 좀 더 보기 쉽게 달라졌고, 스킬 체크도 확률이었던 것과는 다르게 아예 해당 스킬 레벨이 안되면 스킬 체크가 통과되지 않는 식이 되었다. 

웨이스트랜드 3는 2에서 있었던 스토리의 연장선이다. 다만, 대부분의 유저가 진행했던 굿 엔딩이나 평화 엔딩이 아닌, 본거지에서 핵을 터트렸다는 엔딩이 정사로 진행되어서 유저들의 불만이 꽤나 있었던 모양이다. 난 웨이스트랜드2 초반부밖에 모르기 때문에 별로 상관이 없었지만 나름 선택의 다양성을 강조하는 이런 류 게임이 후속작을 이런 식으로 이끌어나가는 건 그다지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튜토리얼부터 알수없는 세력에 의해 괴멸 위기까지 몰리는 레인저들

기본적인 스토리는 2편의 무대였던 애리조나 레인저가 거의 괴멸직전까지 가서 콜로라도의 패트리아크라는 집단에게 원조를 받으러 가며 펼쳐지는 스토리이다. 다양한 세력과 평판도가 등장하여 내가 어떻게 진행하는가에 따라서 호감도와 엔딩이 나뉜다. 선택지 자체는 꽤나 다양한 편이다. 특정 인물을 그냥 죽여버리고 유니크 아이템을 얻을 수도, 체포해서 세력 호감도를 얻을 수도, 그와 거래해서 평판은 나락 가지만 각종 현금과 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도 있게끔 여러 가지 선택지를 제공한다. 


용두사미라는 말이 어울리는 게임

선택지 제공은 상당히 괜찮다고 보는데.. 문제는 메인 스토리의 볼륨이 너무나도 작다. 아기돼지 삼형제도 아니고 집 나간 패트리아크의 아들딸 셋을 데려오는 게 주된 스토리인데 메인퀘만 따지면 볼륨이 크지도 않고 뒤로 갈수록 힘이 쭉 빠지는 느낌이다. 특히 극 후반부에 들어서는 이게 다라고?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빠르게 끝나 아쉬웠다. DLC라도 없었으면 정말 빠르게 달려서 엔딩 볼 수 있었을지도.

이것저것 준비한건 많은데 후반부 힘이 쭉빠진다.

물론 짜잘한 서브 퀘스트까지 전부 다 하면 또 30-40시간은 충분히 나와서 절대적인 양은 적지 않다. 서브 퀘스트들도 재미있는 것들이 꽤나 많아서 맵을 탐험하며 퀘스트를 찾는 재미도 있고 말이다. DLC까지 포함한다면 스토리 양적인 측면에서도 어느정도 분량확보는 되나 DLC도 전투에 치중되어 있지 스토리의 질은 글쎄.. 마지막 전투도 그렇고 질적인 측면에서는 용두사미라는 느낌이다. 


선공필승 후공필패

선턴을 잡는다면 시원~하게 쓸어버리는 쾌감이 있다

다음은 게임 플레이인데.. 이게임에서 가장 큰 문제점들이 모여있는 항목이라고 생각한다. 턴제 전략이면서 나도한방 적도 한방의 죽창 대미지가 서로 뽑히기 때문에 선턴을 누가 잡느냐의 싸움이다. 내가 먼저 기습한다면 정말 쉽게 내 턴안에 대부분의 적들을 쓸어 담지만 스토리상의 이유라던가 주도권 부족 등의 이유로 내가 선턴을 뺏긴다면 시작하자마자 분대원들 3명 이상이 누워버리고 그걸 복구하다가 또 죽고의 반복이다.

하지만 선턴을 뺏긴다면......?

이렇게 심각한 전투밸런스는 총기류의 죽창 대미지도 대미지지만 이게임 방어력이 정말 의미가 없다. 물론 방어력 0과 방어력 60짜리가 똑같이 맞으면 60이 잘 안 죽긴 하지만 결국 60도 상대 턴 안에 뻗어버린다. 방어력이 종잇장이라 무조건 내 턴 안에 죽여야 하기 때문에 전략이라는 의미가 꽤나 퇴색되는 느낌을 받았다. 


끝내주는 연출과 OST

클로즈업 시 NPC들 표정과 모션은 정말 잘만들었다.

연출에 있어서는 정말 이게 2와 같은 게임이 맞나?싶을 정도로 엄청난 발전을 이룬 거 같다. 특히 NPC들이 클로즈업 되면서 대사 치는 부분이 정말 압권이었는데 정말 자연스럽고 연출도 좋았다. 이런 NPC 클로즈업이 좀 더 많았으면 좋았을 텐데 얼마 없어서 아쉽다. 그 외에도 여러 스킬들 폭발 효과라던지 맵의 이벤트들은 상당히 퀄리티 높게 잘 만들어졌고 대규모 전투 때마다 나오는 OST는 정말 최고였다. OST는 진짜 흠잡을 곳 없는 게임이라 생각한다.


기대 이상이었던 게임

나름 오픈월드를 표방하고 자유도를 중요시하는 게임들이 으레 그렇듯 이 게임도 버그로부터 자유롭지는 않았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버그가 많이 걸린편은 아니었지만, 굿 엔딩 필수 조건중 하나가 버그가 걸려서 난감했던 적이 있다. 그 외에도 주로 퀘스트 쪽에서 버그가 많이 발생하는 것 같던데 세이브를 자주 하는 것을 권장한다.

그래도 포스트 아포칼립스 배경 턴제게임으로 이만한게 없다.

사실 처음 플레이할 때는 전혀 기대를 하지 않고 했었다. 이전 작인 웨이스트랜드2도 중간에 하다 말았었는데 3은 꽤나 재미있게 했다. 이전작에 비해 라이트해졌다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그게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전투 밸런스가 망가졌다고는 말했어도 한 번에 시원시원하게 쓸어 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또 괜찮을 수도 있겠다. 물론 내가 선턴을 잡아야 한다는 가정이 있어야 하지만 말이다. 적당히 할인된 가격에 구매한다면 후회 없이 재미있게 40~60시간 정도를 플레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2편에 비해서 훨씬 재미있게 했었는데 만약 3의 후속작이 나온다면 어떤 방식으로 나올 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