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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llars of Eternity Soundtrack - Twin Elms

스톰월 협곡

도망치듯 디파이언스 만을 나와 트윈 엘름즈라는 곳을 향해 이동하던 도중 히라비아스와 만났던 스톰월 절벽 쪽에 도달하자 수상한 점을 발견했다. 바로 얼마 전까지 이 일대를 가득 채우고 있던 물들이 전부 사라졌다는 것. 그와 동시에 누가 가동한 걸로 보인 잉그위스의 유적을 또 발견하였고 들어가 봤다. 도대체 유적이 몇 개나 있는 거야

헤리티지 힐에서 잉그위스 언어를 습득해서 이제 잉그위스 관련 유적 비문들은 웬만하면 다 읽을 수 있었다. 물이 빠지고 드러난 이 유적은 지금까지 봐온 영혼을 흡수하는 기괴한 장치들은 없었고 오히려 하수도 같이 생긴 시설이었다. 이 시설을 통해서 스톰월 일대의 수위를 조절할 수 있었던 걸까? 영원히 묶인 영혼들이라는 불길한 단어나 영혼석 주변의 해골 무더기들은 불길했지만 딱히 별다를 거 없는 유적이었다.

유적에서 나온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납 열쇠회 친구들이었다. 자신의 비밀을 알아낸 자는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상관없이 제거하는 타오스 답게 이곳에서 친히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물론 이런 쫄들은 스킬을 찍을 필요도 없이 그냥 두들겨 패서 잡았다.

스톰월 협곡의 물이 빠지자, 지금까지 막혀있었던 엘름쇼어로 가는 길이 열렸다.

ACT2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ACT3의 지역으로 넘어가게 되는 곳이 바로 이 지역인데 레벨이 높다면 여기서 고난도 선택지가 하나 뜨게 된다. 설명이 좀 이상하게 적혀있는데 하드 난이도에서 지옥의 길로 올린다는 게 아니라 현재 8 레벨 정도의 적을 내 레벨에 맞는 15렙 근처까지 레벨 스케일링을 한다는 옵션이니 웬만해서는 누르는 게 낫다.

고난도를 선택하니 뭔가 적들도 잘 안 죽고 어려워진 거 같긴 한데 하드 난이도임에도 여전히 매우 쉽다.. 초반의 지옥 구간만 넘기니까 엄청 쉽게 쉽게 넘어가지는데 지옥의 길 난이도로 할걸 그랬나.


다가오는 타임 리미트

난이도를 높였더니 그래도 야영 한두 번을 필요해져서 길거리에서 오랜만에 노숙을 했다. 굉장히 끔찍한 악몽과 함께 가위를 눌린 듯했는데 누군가가 날 부르는 소리에 깰 수 있었다.

메어왈드를 보고 언젠가 내게 다가올 미래라 막연하게 생각했지만 막상 실시간으로 정신과 영혼에 악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하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 와중에 자기도 힘들 텐데 날 지켜주는 스윗한 에데어에 반해버릴 것 같다. 이제 정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이 느껴진다.

악몽에 잠도 깼겠다 야밤에 트윈 엘름즈로 이동 중이었는데 갑자기 한 다리에서 타오스의 과거 환영이 보이기 시작했다.

타오스는 한 여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웹 부인 이야기인가? 했는데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았다. 그때 문뜩 공작관에서 환영을 통해 본 수레바퀴에 매달린 여인이 생각났다.

혹시 이 여자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건가?

 

지금까지 여유만만했던 타오스의 모습과는 다르게 그는 한 여인의 행동 때문에 상당히 곤란을 겪고 있는 듯했고 그녀를 막기 위한 책략을 꾸미는 환영이었다. 천하의 그 타오스조차 짜증 나게 한 그 여인은 누구였을까? 누군지는 몰라도 공작관에서 본 환영에 의하면 실패하고 처참히 죽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유적의 수호자 에이어 글란파스

많은 우여곡절 끝에 일행은 에이어 글란파스의 도시인 트윈 엘름즈에 도착 할 수 있었다. 바닥은 포장되어있고 건물들이 시내를 가득 채우고 있는 디파이언스 만과는 다르게 이곳은 글란파스인들이 잉그위스 유적을 지키고 있는 곳인지는 몰라도 시골 마을 같은 느낌이었다. 

경비병들은 디파이언스 만 폭동을 피해 수많은 피난민들이 이곳에 모여들었다고 하며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은 태도로 우리를 맞이해주었다. 글란파스 자체가 과거 수많은 분쟁들과 2번의 대전쟁을 거쳤기 때문에 이방인들을 배척하는 분위기였으며 우리는 외국인 개방 구역인 허스송 구역만을 돌아다닐 수 있도록 허락받았다.

타오스의 행방을 추적하기 위해서는 트윈 엘름즈의 다른 구역들도 들러야 하는데 그쪽으로 가는 모든 길은 막혀있었다. 올드송과 매장의섬, 엘름즈 리치 구역을 가기 위해서는 부족장의 특별 허락이 필요하다고 해서 우리는 부족장들이 있다는 여섯 부족의 회관으로 발길을 옮겼다.

이름은 여섯 부족의 회관이지만 다른 부족장들은 각각의 이유로 부재중이었고 인도받은 나침반 부족의 여부족장 베툴을 간신히 만날 수 있었다.

에이어 글란파스는 6개의 대표 부족과 그 휘하 수많은 소규모 부족들로 나뉘어있는데 인도받은 나침반 부족은 그중에서도 가장 진보적이고 외부인에게 호의적인 부족이다. 하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이렇게 호의적인 부족조차 최근에 들어온 수많은 피난민들로 인해 상당히 냉랭한 반응을 보여줬다.

이야기를 하고말고를 떠나서 다른 구역으로 갈 수 있게 허가를 내달라고 말하자마자 단칼에 거절당했다. 어떻게든 다른 구역으로 넘어가야 하는데 뾰족한 방법이 없어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던 찰나에..

페럴트라고 하는 과거 잉그위스의 부족장 환영이 보였다. 글란파스인처럼 보이는 늙은 올란은 나와 자신이 교감한 사실을 여부족장에게 알리라고 말했다.  참고로 페럴트는 부서진 돌 전쟁이 터지기 전 부족들 중 유일하게 전쟁을 반대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고 여론이 격화되어 결국 글란파스인과 디어우드간의 대전쟁이 벌어져 수많은 사람이 죽었다.

문명의 건축가, 잉그위스인들이 그들의 유산 수호자에게 내리는 선물. 잉그위스인들이 열쇠를 지니고 있는 동안, 수호자들은 문을 지킬지어다.

 

영혼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입에서 튀어나온 이 말을 듣고 여부족장은 반신반의했다. 그러나 이내 내가 주시자라는 것을 알아채고 그들의 조상과 교감한 것을 인정하며 자신들의 도시를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게 허락해줬다. 이 구절은 잉그위스 사람들이 돌의 관리자 부족에게 내려준 구절이라고 하며 외지인은 알 수 없는 그들만의 신성한 구문이다. 

그렇게 글란파스인들의 도시에 들어온 후 나를 반겨준 것은 고문받고 온몸이 산채로 불태워지고 있는 과거의 환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