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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덮인 설원을 걸으며 현상수배범들을 처치하고

갑자기 눈 돌아가서 공격해오는 미친 사슴들을 지나..

드디어 말로만 듣던 두르간의 포탑에 도착했다. 크다 크다 해서 얼마나 클지 궁금했는데 캐릭터가 개미만 해 보일 정도로 거대한 철문이 굳게 닫혀있다. 게다가 그림자로 가려지고 얼음으로 뒤덮여있어서 그런지 음산해 보이기까지 한다. 

정문에서 납 열쇠회가 남겨둔 타일조각을 이리저리 끼워 맞출 수 있는데, 분명 타일이 들어가긴 하나 무슨 짓을 해도 철문이 열리지 않아 되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마을에서 들리는 이야기로는 갈비노라는 사람이 방법을 알고 있다고 하니 이 사람부터 찾아보자.

갈비노의 오두막은 두르간의 포탑 바로 옆에 있다. 들어갈 방법을 물어보기 위해 오두막에 들렀으나 함정만 잔뜩 깔려있고 갈비노는 온데간데 없었다. 그런데 한쪽 구석에 웬 쪽문이 있어 들어가 봤더니..

요양원에서나 봤던 인조인간들부터 시작해서 온갖 기계 생명체들과 생체 괴물들이 가득했다! 게다가 실험용으로 길가던 사람들을 납치해서 인체실험용으로 썼다는 사실을 쪽지를 통해 알 수 있다.

더욱 무서운 사실은 아직 인간이었을 때의 자의식이 어느 정도 남아있는 괴물들도 많았다는 점이다.

전투는 굉장히 까다로운 편인데 시련의 기사단 때 봤던 철기사 비슷한 몹이 나와 광역 장판을 깔아버린다. 개별 대미지는 버틸만하지만 한꺼번에 여러 개체가 순식간에 깔기 때문에 잠깐 방심하면 후열 레인저와 법사가 눕게 된다..

추가로 저 팔과 목이 없는 불안정한 로봇은 만나자마자 자폭공격을 하러 오는데 넉다운 시키거나 재빨리 죽이지 않으면 탱커도 훅가버릴만큼 미친 대미지를 광역으로 흩뿌려서 전멸 나게 만든다. 알로스의 윤활 스팸으로 빠르게 조져주도록 하자.

그렇게 지하 실험실 깊숙이 들어가니 마지막 방에서 갈비노를 찾을 수 있었다. 자신의 작품들을 부숴놨다고 화내는 걸로 봐서 수많은 괴생명체들은 갈비노가 만든 것이 맞나 보다. 

추가로 카록의 악마라는 금속 골렘이 있었는데 아주 약간의 인지능력만 가진채 의사소통도 전혀 안됐던 다른 괴물들과는 다르게 충분한 지성을 가지고 있었다. 갈비노의 조수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 성격이 엄청 드세 보이는 여성의 목소리를 하고 있다.

카록눈나 욕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대충 이야기를 들어보니 갈비노는 모종의 이유로 스톨워트 마을에서 쫓겨났고, 카록의 악마도 그 일에 연관되어 있다고 한다. 

갈비노가 무슨 일을 저질렀나 와는 별개로 마을 사람들은 모험가들만 오면 갈비노한테 찾아가 보라고 마치 튜토리얼 NPC처럼 말했나 보다. 모험가들, 상인들이 두르간의 포탑을 들를 때마다 갈비노를 찾아와서 이제 그만 지겹다는 투로 두르간 포탑에 대한 단서를 말해준다.

두르간의 포탑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타일 이외에도 장벽에 영혼이 깃들어 있기 때문에 찬가를 불러야 한다고 한다. 역시 드워프들 하면 마그마와 재련 그리고 돌들을 숭상하는 찬 가지.. 근본 그 자체 설정이다.

하지만 찬가를 아는 드워프들은 이미 200년 전 내분으로 인해 자멸했고 살아있는 드워프들은 단 한 명도 없다. 영혼이 굉장히 중요한 세계관답게 죽은 드워프들의 영혼을 가진 사람이 스톨워트 어딘가에는 있을 수도 있다며 주시자인 나만이 찾을 수 있다고 알려준다. 

하지만 영혼을 알아보는 것만으로는 안되고, 그 영혼을 각성시켜서 직접 대화를 해 찬가를 알아내야 한다고 한다. 각성시키면 전생이 기억나서 캐드 누아의 미친 주시자인 메어왈드나, 법사 동료 알로스처럼 다중인격을 갖게 되고 끝내 미쳐버리는데.. 이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한다.

그렇게 대화를 끝마치고 드워프의 영혼을 가진 마을 사람을 찾기 위해 발걸음을 돌리던 와중, 금속 골렘이 나와 함께 가겠다고 한다.

갈비노도 이건 예상 못했는지 넌 내 정비가 없으면 금방이라도 죽는다고 항변했지만 카록의 악마는 그럼에도 함께 가겠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금속 골렘의 과거를 말해주는데.. 카록의 악마는 실제로 살아있던 사람이었고 수십 명을 죽인 살인자여서 스톨워트 마을 사람들이 돌팔매로 죽이려다 갈비노가 실험대상으로 삼겠다며 데리고 왔다고 한다.

그 실험이란 살아있는 몸에서 가공된 몸으로 영혼을 이동시키는 것이었다! 카록의 악마는 자신의 성격과 기억을 그대로 유지한 채 골렘으로 영혼이 옮겨가 실험은 아주 성공적이었으나 마을 사람들이 그걸 보고 경악해서 둘 다 쫓아내 버렸다고 한다.

카록의 악마는 골렘이라 방어구를 착용 못하는 대신 각종 상태 이상에 면역이라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다른 건 다 면역이면서 왜 마비는 면역이 아니지??

스톨워트 마을을 돌아다니다 보면 갑자기 카록의 악마가 왜 자신이 나와 함께 하려고 했는지, 그리고 자신의 과거에 대해 말해준다. 성자의 전쟁 당시 그녀의 마을은 저항하지 않고 그대로 레드세라스 군대를 통과시켜줬고 전쟁이 끝나자 저항 안 한 마을에 대한 보복으로 마을이 숙청을 당해서 통째로 사라졌다. 거기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아 가족을 산채로 불태워 죽인 관계자들을 하나하나 똑같이 죽이던 와중에 스톨워트에서 붙잡혔다는 거다.

자기 집에 불을 붙인 마지막 사람이 여기 있다며 나보고 그 사람이 정말로 집에 불을 붙였는지 영혼을 통해 봐 달라고 부탁한다.

카록의 악마가 찾는 마지막 사람인 나무꾼 함크는 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자신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 채 나무를 베고 있었다. 주시자가 가까이 다가가 영혼을 통해 과거를 보니 실제로 집에 불을 붙인 것은 함크가 맞았다.

뭐 중간에 후회했다느니 자기도 휘말릴뻔해서 어쩔 수 없이 던졌다느니 미사여구가 있었지만 결론은 마을을 통째로 불태운 사람 = 함크, 카록의 악마 집에 불을 붙인 사람 = 함크라 고민할 거 없이 죽여버렸다. 무슨 아우슈비츠 소장이 죄를 뉘우치는 소릴 하고 있어 그냥 곱게 뒤져 좀

죽이고 나면 카록의 악마는 후련해하면서도 허무함을 느낀다. 그리고 아무것도 느낄 수 없는 자신의 금속 몸에서 탈출해서 뭔가를 느낄 수 있게 되길 바라며 하얀 대장간에서 뭔가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고 계속 파티에 남게 된다. 

마을 사람들의 영혼을 보다보면 술집 여종업원인 오위나와 광산 감독일을 했던 할머니 태나가 드워프의 영혼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오위나에게는 무기고에서 무기를 빼돌려 이익을 챙기던 감독관의 영혼이, 태나의 몸에는 끝까지 요새를 지키기 위해 결사항전을 하던 전사의 영혼이 들어갔다.

오위나의 경우 각성시키면 굉장히 혼란스러워하면서 공포에 사로잡히는 불쌍한 모습을 보이게 되고 태나를 각성시키면 스킬 체크를 통해 찬가만 얻고 다시 영혼을 억눌러 기억을 잊어버리게 할 수 있다. 각성은 결국엔 다중인격으로 미쳐버리는 무서운 일이라 태나를 각성시키고 영혼을 억눌르는 방식으로 해결했다. 결의가 무려 18이나 필요해서 중간에 스킬 재설정 한 다음에 진행했다..

드디어 찬가를 얻어 200년간 닫혀있던 두르간의 포탑 내부로 들어갈 수 있게 됐다!

찬가를 순서에 맞게 외친 뒤 횃불로 드래곤의 혀 모양 조각에 불을 붙이면...

드디어 요새의 문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