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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거에게 협상하러 가기 전에 마을을 둘러보다가 웬 용병 하나가 폭포 속 진주를 찾아와 달라고 부탁하는 걸 들어줬다. 듣기로는 치장용이 아니라 괴혈병 치료용으로 갈아 마신다고. 롱와치 폭포라는 곳에 그 진주가 있으니 나보고 찾아와 달라고 하는 간단한 퀘스트다. 

아.. 오십 마리는 됐을 거라는 게 그냥 과장 좀 친 게 아니라 진짜였나 보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숫자의 라구패스들이 달려와 죽는 줄 알았다. 특히나 팔이 4개인 어인 종족 라구패스들은 개체 하나하나 전부 마비 스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마비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으면 일방적으로 처맞기만 하다 죽는다.

그리고 이곳저곳을 뒤져보다 온천 속에서 밝게 빛나는 진주를 찾았다. 이렇게 개고생을 했는데 보상도 끝내주겠지?

그렇게 진주를 챙겨서 마을로 돌아가고 있을 때 갑자기 가방 안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가방을 뒤지자 웬 생선 같은 이상한 생물체가 나왔는데 바로 라구패스 새끼였다.. 아마 우리가 진주로 알고 있었던 것은 사실 라구패스의 알이었나 보다.

내 몸집보다도 큰 어인들 보다가 갑자기 이런 작은애 보니까 귀여운 거 같기도 하고..? 이렇게 되면 내 보상은 어떻게 되는 거지?

용병은 라구패스 새끼를 보며 당황하고 500 판트에 사겠다고 한다. 하... 마비 저항 물약 가격만 해도 하나에 650원인데 그거 마셔가며 싸웠더니 보상이 500판트라니 시발.. 그냥 내가 가지고 있겠다 했다. 

오우거의 동굴로 들어갔더니 시작부터 용뼈가 하나 반겨준다. 1층은 그렇게 적의 밀도가 높지 않았는데 족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방은 돌문으로 굳게 닫혀있어서 우회로를 찾아야 했다.

그렇게 돌아다니다 보니 거대한 얼음 굴을 찾을 수 있었다. 조사해보니 아래에서 시체 썩는 냄새가 진동한다고 되어있는데 이 구덩이 무한성 2층에서 봤던 구덩이랑 묘사도 비슷한 게 뭔가 찜찜하다..

어어..

중간중간 스킬 체크가 나오면서 민첩이나 체질 운동신경 등 여러 가지 요소들로 넘길 수 있는데 통찰만 만땅찍은 명중률에 미친 성전사라 하나도 통과 못해서 그대로 떨어졌다..

그 밑에서 날 반겨준 건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몰려온 수많은 라구패스들이었다. 주변에 수많은 구덩이들을 보아하니 여기가 오우거들의 시체 처리 장소인 거 같다. 추가로 스킬 체크를 실패하고 구덩이로 굴러 떨어져서 그런지 동료들에게 갈비뼈 부상(체질 -4) 같은 큼직한 디버프들이 붙어 있는 상태로 전투에 돌입했다.

동굴 지하층에는 거대한 연못이 있었는데 이곳에서 라구패스들이 사냥을 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생선을 먹는 어인족이라니.. 재밌는 건 오우거와도 적대관계인 건지 오우거 지역으로 넘어가는 문은 굳게 닫혀있었고 그 사이에는 수많은 함정들이 설치되어 있어서 어인족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었다.

라구패스들을 죽이고 문의 열쇠를 얻어 오우거들의 족장이 있는 방으로 도달했다. 그동안 오는 길에 있는 오우거들은 모두 죽이고 올라와서 그런지 동료들을 학살한 사람이라면서 첫 만남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인간 마을을 습격한 이유는 어디에서나 볼법한 생존권 경쟁이었다. 인간들이 자신의 영역에 점점 더 깊숙이 침범하고 사냥감들을 뺏어가자 분노해서 마을을 공격한 것이라고 하는데.. 여러 통찰과 결의 지식 체크로 족장이 두르간의 포탑에 대한 끔찍한 악몽을 꾸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를 자신이 해결해줄 테니 마을 사람들과의 전쟁을 멈춰달라고 설득할 수 있다.

그 후 오우거들이 취했던 이전 원정대의 보급품들을 얻어 올 수 있는데 놀랍게도 내가 오기 바로 직전에 이곳에 왔던 사람들은 다름 아닌 납 열쇠회였다. 디어우드 지역뿐만이 아니라 하얀 산맥까지 세력이 뻗은 것을 보면 생각보다도 거대한 집단인 거 같다.

원정 일지에 따르면 특이한 조각을 찾아 앞문을 여는데까지는 성공했지만 결국 거대한 두르간의 포탑 정문을 뚫지 못해서 들어가는 데는 실패했다고 한다. 

오우거들과 마을 간의 평화협정을 맺어주고 얼음폭포를 구경하던 도중 수상한 동굴이 있길래 들어가 봤더니 중간에 이 게임에서 처음으로 보는 드래곤을 만났다. 징그럽기도 하고 딱 봐도 엄청 쎌거 같이 생겼다;;

자신의 형제들을 죽이고 영혼을 흡수하는 형식으로 강해졌다고 하는데 인간으로 환생한 쌍둥이 영혼을 알아보고는 그 사람도 찢어 죽였다고 한다. 여기서 설득을 할 수도 있지만 얼마나 쎌지 궁금해가지고 싸움을 걸어봤는데..

그냥 브레스 한방에 파티원들이 다 녹아버렸다.. 다음에 잡도록 하자..

드래곤은 뒤로하고 그나마 만만해 보이는 유령 무리들을 만나서 시비 걸었는데

마비 좀 그만 걸라고!!!!!!!!!!!!!!!!!!!!!!!!!!!!!!!!!!!!!!!!!!!!!!!!!!!!!!!!

라구패스들의 마비 창도 짜증 났는데 유령 몹들은 그냥 평타가 마비가 달려있고 광역 마비들을 남발하는 걸 보니 진짜 어이가 없을 정도다. 처음에 저 외국인 리뷰 보고 그냥 웃어넘겼었는데 저 사람이 왜 분노에 차서 부정적 리뷰를 보냈는지 정말 너무너무 이해됐다. 선 넘는다 진짜로 ㅋㅋ

성전사의 단일타겟 cc해제인 '해방의 격려', 사제의 마비 면역 스킬인 '속박에 맞서는 기도'로 일시적인 대응은 가능하지만 그마저도 모자라서 마비 면역 포션까지 바리바리 싸들고 다니면서 싸워야 했다. 게다가 이 스킬들이 사용하기 까다로운 게 마비를 즉시 해제시키는 게 아니라 앞으로 안 걸리도록 보호막을 씌워주는 거라 맞은 다음 쓰면 해제가 안되고 맞기 전에 써야 한다. 하.. 마비 제발 그만

유령들을 다 처리하고 보니 웬 엑스칼리버가 꽂혀있다. 이걸 어떻게 그냥 지나쳐??? 바로 뽑아봤다

여러 스킬 체크가 있었지만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고 그냥 무식하게 힘 스탯으로 잡아 뺐다..

돌에 꽂혀있었던 엑스칼리버는 에스톡 영혼 결합 무기였다! 그런데 얘는 영혼 결합이 반강제적으로 설정돼서 저주 같은 느낌으로 칼날의 문구를 해독하지 않는 이상 착용 해제가 불가능했다. 다른 애도 아니고 성전사인 나미라가 뽑길 정말 잘했다. 만약 수도승인 자후아나 레인저인 사가니, 법사인 알로스가 뽑았다고 생각하면.. 

첫 번째 구절은 구리, 영혼석, 돌로 된 소용돌이치는 자를 찾으라라고 써져있었다. 뭔가 보물찾기 하는 기분이라 재밌었다. 다른 건 몰라도 영혼석에 소용돌이면 그곳밖에 없잖아??

내 추리가 맞았다. 제일 처음에 칼리샤와 헤오던을 죽인 기계가 바로 구리와 돌 영혼석으로 된 소용돌이치는 자였다! 장치에 가까이 다가가 상호작용하자 칼의 봉인이 풀리며 두 번째 구절이 나왔다.

햇볕이 입을 맞추고 죽은 자가 잠이 드는 언덕.. 여기서 진짜 20분 내내 디어우드 전역을 돌아다니며 생각해봤는데 도저히 답이 안 나왔다. 마지막에 휴식을 취하라는 건 야영캠프를 설치하라는 것 같은데 결국 하다 하다 모르겠어서 공략을 봐버렸다.

어쩐지 전혀 모르겠더라니 문구가 가르치는 지역은 내가 한 번도 가본 적 없었던 이스턴 우드에 위치했었다. 마그란즈 포크에서 옆으로 이동하면 나왔는데 디파이언스 만 갈 생각에 그쪽은 안 들리고 바로 직선 루트만 타서 맵이 열려있지 않는 거였다.

세계의 손가락, 아드라의 힘과 모든 것.. 손가락 하면 떠오르는 장소가 하나 있긴 한데 아드라가 뭔질 몰라서 조금 헤매었다. 일단 손가락과 연관될만한 장소를 다 다녀봤더니

놀랍게도 마지막 목적지는 캐드 누아 교회 옆이었다! 무한성에 있던 거대한 거인의 손가락이 밖으로 삐져나와있는데 이곳에 가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게 되면 잿빛 수면의 마지막 단계까지 완성이 된다.

그렇게 완성된 잿빛 수면은 엄청나게 좋은 옵션을 가지고 있었다. 고급 인챈트가 기본으로 되어있고, 명중 시 마비를 걸 확률이 있으며 베슬류의 몬스터를 랜덤 하게 소환까지 가능하다! 베슬은 좀비나 스켈레톤, 유령 등 온갖 영혼적이거나 죽음과 관련된 존재들인데 스샷에서도 보면 좀비랑 시체들이 소환돼서 내 편으로 싸우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필요한 노력에 비해 엄청나게 좋은 스펙이라 바로 방패 버리고 예전처럼 근본 그 자체인 양손검 성전사로 돌아오니까 기분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