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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메넬 가문의 뒤치다꺼리하려고 사람 찾아 도시 이곳저곳을 수소문하던 와중에 노인의 흐느끼는 소리를 듣고는 궁금해서 말을 걸었다. 옛날에 나처럼 모험가 파티를 꾸려 이곳저곳을 다니던 노인은 강령술사를 잘못 건드려서 자신의 연인인 로위나를 떠나보내고 외롭게 살고 있다고 한다. 근데 어느 날부턴가 자꾸 꿈에서 수십 년 전 잃은 연인이 도시 지하묘지 어딘가에 갇혀있는 모습이 나오게 되고 묘지를 탐험할 사람을 찾고 있는 거였다.

그때 웬 강령술사 하나가 묘지에 있길래 웬 놈이지 하고 궁금했는데 이번 퀘스트에 연관된 사람이었다. 로위나의 행방을 알려주는 대신 요양원에 모드레드라는 사람한테서 자신의 마법서를 되찾아오라고 한다.

말이 요양원이지 실제로는 심혼술사들이 모여있는 학회 같은 곳이었고 원장이란 사람은 내 집사와 마찬가지로 석상에 자신의 영혼을 넣어 목숨을 이어가고 있는 곳이었다. 부자들이 죽기 싫어서 심혼술을 통해 영혼을 이어가려고 이용한 시설인데 요양원보단 정신병동의 느낌이 강하다. 

우아한 장식의 1층 로비와는 다르게 요양원의 지하시설은 각종 심혼술사들의 연구시설들과 정신병동을 연상시키는 듯한 돌벽, 독방들로 가득 차 있어 괴리감이 느껴진다.

지하로 내려가니 알로스의 이중인격을 치료할 만한 사람을 찾을 수 있었다! 수상한 기계를 착용해야 한다는 말에 알로스는 고민하게 되는데

동료라는 놈들이 하나도 도움 안된다ㅋㅋ 다들 알로스를 놀려먹기 바쁘다.

수상한 기계를 통해 최면상태에 빠진 알로스는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하게 되는데 매우 불운한 가정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버지가 마법에 재능이 없던 자신을 때리려고 주먹을 들자 이셀미르가 각성하게 되었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 알로스 아버지의 손가락을 세조각으로 잘라버렸다고 한다.. 옛기억을 떠올리자 알로스 속에 숨어있던 이셀미르가 튀어나와 알로스와 말싸움을 벌이는데 대사들이 재미있다.

하지만 무언가를 얻어낼 거라는 기대와는 다르게 벨라세제라는 심혼술사는 자꾸 헛다리만 짚고 동료들은 특별한 수확 없이 연구실을 뒤로하고 나왔다. 여기서 이셀미르의 성격을 좀 죽일 수도 아니면 그냥 둘 수도 있는데 난 일단 그냥 두는 쪽을 선택했다. 

이제 옆방에 있는 모드레드에게 가서 강령술사 헬리그의 마법책을 돌려달라고 했더니 내가 속은 거라며 이곳에 마법책 같은 건 없다고 한다. 그러면서 헬리그는 미친놈이라며 역으로 그를 죽여달라고 부탁한다. 다나도 그렇고 이쪽 사람들은 역 제시를 참 좋아한다. 

그런데 모드레드 방 안에 뭔가 거대한 보물상자가 있어 참지 못하고 열어봤는데..

모드레드의 말대로 마법서는 진짜 없었고 웬 좀비가 하나 튀어나와 모드레드를 죽여버렸다. 당연히 여기에 모드레드가 숨겨놓은 마법서가 있을 줄 알았는데 안 믿어서 미안하다 친구야. 

기왕 온 거 시설 안쪽까지 가보니 감옥 같은 시설과 이상한 개조 인간들, 정신병이 있는듯한 사람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프레욜이라는 친구는 평범하게 살고 있다 어느 날 귀부인이었던 자신의 전생을 기억해냈고 평민인 자신과 너무나도 대비되는 모습에 뛰쳐나와 요양원에서 일하게 되었다고 한다.

시설 곳곳은 이렇게 징그럽게 생긴 개조 인간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이게 지하묘지의 강령술사가 만든 좀비들이랑 대체 뭐가 다른 거지??????

이 끔찍한 실험은 캐드먼이라는 매드 사이언티스트가 자행하고 있는 일이었다. 의도 자체는 와이드웬의 유산문제를 해결하고 할로우본들을 치료한다는 목적이었지만 내 경험상 이런 애들 끝은 항상 좋지 못했다.

더군다나 요양원 지하 더욱 깊은 곳으로 가다 보면 아예 영혼이 찢어진 상태로 뇌사나 다름없는 사람들이 한가득 모여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유쾌한 듀런스조차 정색하고 심혼술사들을 욕할 정도다. 

복도 끝 마지막 독방에 다다르자 지금까지의 환자와는 다른 특이한 소년이 있었는데 주시자의 힘으로 영혼을 들여다보니 바로 이 소년이 날 각성시킨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정확히는 소년이 아니라 소년 속에 들어있는 영혼이 한 짓인데 자기 마음대로 신체를 바꿔가며 돌아다니는 능력이 있었다. 

날 원래대로 되돌려달라고 요구하자

어어 점마 뭐 하고 있는겨

강력한 정신 파동을 내뿜더니 이곳저곳으로 영혼이 이동하여 지하시설 전체 사람들을 단체로 미치게 만들었다! 아까 대화 나눴던 사람부터 주변을 경비하고 있던 개조 인간들까지 어마어마한 숫자의 적들이 한꺼번에 달려와 당황했다. 뿐만 아니라 쥐 죽은 듯이 조용했던 BGM도 온 사방에서 비명소리나 함성소리가 들리는 기괴한 주변음으로 바뀌어서 좀 무섭기도 했다.

근데 알로스의 사기 스킬인 윤활 몇 번 쓰니까 단체로 바닥에서 탭댄스 몇번 추더니 그대로 죽었다. 역시 알피지 겜은 법사가 사기다.

이 사태의 원흉인 캐드먼에게 가서 따질 수 있다. 영혼이 장난이야?? 바로 죽일 수도 있지만 그러면 모양새가 안 사니 아까 그 석상 안에 들어간 원장에게 캐드먼의 비윤리적인 실험을 고자질할 수 있다. 원장은 말 그대로 진짜 석상인지라 캐드먼이 지하에서 뭔 실험을 하든 알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근데 캐드 누아의 내 집사는 성이랑 연결되어 있어서 일어나는 일 다 파악하고 있는데 얘는 왜 아무것도 모를까?

그렇게 마법서 하나를 돌려받으려다 요양원 전체를 뒤집어버린 파티는 묘지로 돌아와 헬리그에게 분노의 칼침을 놔준다. 애초에 헬리그가 먼저 공격해왔다.

그리고 죽은 헬리그의 품속에서 애타게 찾던 로위나를 찾게 되었는데.. 로위나는 영혼이 아뮬렛에 속박된 채 수십 년을 갇혀 살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처음엔 좀비로 되살아나나 싶었는데 예상을 깨고 아뮬렛에 봉인이 되어있었다. 

아뮬렛을 깨트려서 영혼을 자유롭게 해 주기 전에 돌턴이랑 감격의 재회나 시켜줄 겸 가져왔다. 근데 이 노망난 영감이 아뮬렛을 부수긴커녕 헬리그 처럼 영원히 자기가 간직하겠다고 하는 게 아닌가?? 이 새끼가??

정신 차리라고 지능 체크로 일침 한번 가했더니 그제야 제정신을 차리고는 자기 손으로 아뮬렛을 부쉈다. 이렇게 해서 길거리 노인의 옛 애인 찾으려다 요양원 하나를 홀랑 날려먹어 버린 퀘스트는 끝이 났다.

그렇게 길을 가던  중 또 전령이 달려와 편지가 왔다고 알려줬다. 이젠 더 이상 편지 올 사람도 없는데 대체 누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