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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llars of Eternity Soundtrack - Oldsong

주인공 빼면 죄다 땀내 나는 남캐뿐이던 내 파티에 드디어 여캐가 들어왔다. 북방 드워프라는 특이한 출신의 여자 사냥꾼인데 자기네 마을 장로의 환생을 찾아 5년 동안 길거리에서 방황하고 있었단다. 일러스트만 보면 어린 소녀 같았는데 자식까지 있는 유부녀란다. 

대충 사기꾼한테 돈 다 털려서 여우랑 같이 길거리에 앉아있는 신세였다.. 마침 파티에 제대로된 딜러가 절실했는데 이제서라도 레인저가 나왔으니 이제 사람다운 파티 딜이 나올 거라 기대된다.

레인저 동물 동료까지 포함해서 파티가 6명+1마리가 된거까진 좋았는데 어째 나오는 적들 수가 심상치 않다. 꼭 시야에선 한 마리밖에 없었는데 화살 쏘는 순간 안갯속에서 열 마리씩 쏟아져 나와 당황한 적이 한둘이 아니다. 

사가니의 격한 신고식을 치룬 전투. 레인저는 자기 펫이 죽는 순간 딜이 반토막이 나버린다. 대신 펫이랑 여러 시너지 스킬이 있어서 잘 컨트롤하면 포텐셜이 높아 보이는데 이게 은근히 쉽지 않다. 좀 더 플레이해봐야 감이 올 듯하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대도시 디파이언스 만에 도착했다!! 게임 내에서 처음으로 들르는 대도시라 많이 설렌다. 심지어 이곳은 도시가 워낙 커서 5개의 맵으로 나뉘어 있다. 

디파이언스 만에 용병 길드라는 곳이 있어서 한번 들려봤다. 내부는 수많은 모험가들이 훈련중이었고 중앙에 있는 테이블에는 주변 지도와 함께 여러 의뢰서들이 나열되어 있는 모습이 디테일하고 재밌었다. 이런 아기자기한 디테일 너무 좋다.

마법을 사용해 타인으로 변장해서 마약 거래하는 마약상 때려잡는 디파이언스 만의 서브 퀘스트. 통찰이나 여러 스탯이 높으면 변장을 알아보고 공격할 수 있다. 그런데 전투가 날 거라곤 상상도 못 했기에 유리몸인 원딜들이 죄다 방밖에 있고 입구 막아야 할 탱커들은 대화하느라 방 밖에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

허겁지겁 원딜들을 방 안으로 불러들이려고 했으나 입구가 바늘구멍만 해서 딱 한 사람밖에 통과 안 되는 상황이어서 법사만 겨우 들어오고 레인저는 밖에서 죽을뻔했다;;

다행히 여우로 대충 몸빵 세워 시간 번 다음 챈터 총 집어넣고 대검 꺼내서 유사 근딜로 써먹고 겨우겨우 이겼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든 헤쳐나가는 게 게임의 묘미인 거 같다. 


디파이언스 만에서 서브퀘스트를 하던 도중 캐드 누아에 손님이 찾아왔다고 해서 돌아왔다. 그런데 지금까지 찾아오는 건 벌레랑 새들밖에 없었던 내 성채에 전령이 왔다길래 두근두근하면서 달려갔더니 나보고 성채를 내놓으란다. 여태까지 폐허 상태로 방치해 둔 놈들이 내가 마물들 정리하고 깨끗하게 새단장 해놨더니 이제서야 내놓으라고 생떼를 쓴다고??

아쉬움은 남지만 그래도 기왕 캐드 누아까지 돌아온거 온 김에 저번에 귀찮아서 안 했던 캐드 누아 지하실 심층부를 청소했다. 얼마나 안 썼는지 성채 지하에 소립이랑 거미들이 바글바글하다. 풀파티로 가니 거미 정도는 이제 아무렇지도 않은 느낌이다. 

여왕 거미 잡고 주변 뒤지니까 작은 거미라고 펫도 얻었다. 이겜 펫이 대체 무슨 역할을 하는 건지 능력치도 없고 모르겠는데 잊을 만할 때쯤 새 펙을 준다. 수집 요소인가??? 심지어 작아서 확대 안 하면 보이지도 않는다.. 


캐드 누아의 소유권을 주장하기 위해 다시 디파이언스 만에 돌아온 나미라. 하지만 옆길로 새 버려서 지하무덤이라는 곳에 왔는데 도시 한복판에 있길래 대충 미니 던전인가 싶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왔더니 상당히 넓어서 당황했다.

지하 수로에는 이게 필라스인지 다크소울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로 친숙한 몹들이 가득했다. 버섯돌이들 걸을 때 굉장히 귀여운 소리가 나서 좀 귀엽기도 하다.

이 게임 드디어 알았다. 입구 막기로 시작해서 입구막기로 끝나는 게임이다. 저렇게 있으니 뒤에 있는 애들 아무것도 못하고 가만히 서있기만 해서 물량에 비해 쉬웠다. 

스켈레톤과 온갖 괴생명체들 사이에서 왠 비선공 NPC가 있길래 갔더니 이 끔찍한 곳에서 숨어 사는 친구였다. 대충 주먹 잘못 휘둘러서 권력자를 때려눕히고 도망자 신세가 되었다고 하는데 성전사라면 이런 걸 지나칠 수 없지. 바로 300골 주고 도시에서 탈출하게 해 줬다. 뭐 사람 죽인 것도 아니고 별거 없던데 이야기 들어보니 수배령까지 내려졌다더라. 

나중에 언젠가 만날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

이곳에는 평험한 하수도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섬뜩한 조형물들과 구울, 해골들로 가득했다. 저 울퉁불퉁한 벽들 자세히 보면 다 해골이다. 진짜 맵 디테일하고 어둡게 잘 만들어서 하는 내내 감탄만 나온다. 

도시가 얼마나 개판이면 하수도에 좀비, 트롤, 슬라임, 스켈레톤, 도망자에 이어서 강령술사까지 살아. 내가 디파이언스 만 하수구 청소 다 해주고 있다.  강령술사는 뭔 퀘스트용인지 별 이야기 안 하길래 일단 살려주고 왔다. 

그냥 파밍이나 할려고 들어온 곳인데 여기가 내가 찾고 있던 납 열쇠회의 본거지인 우디카 신전이란다. 대체 머임???? 일단 적당히 주변에 있던 가면을 둘러쓰고 참석자 인척 여러 계시를 받았다.

밑도 끝도 없이 '고통과 광란의 공간' 속 첩자를 잡으라느니, 고대 탑의 환상을 보여주거나 어느 유적의 환상을 보여주는 등 뜬구름 잡는 소리만 하다 끝났다. 이 3가지가 앞으로 메인 퀘에서 중요할 것 같은데 당장은 이해도 못하는 말에 예, 아니오로 적당히 대답해야 했다. 


지하수로에서 생각지도 못한 수확을 거두고 하수구에서 나오니 알로스가 갑자기 자기 비밀을 털어놓는다. 얘도 메어왈드마냥 전생의 기억이 돌아와서 이중인격인 채 살고 있는 거였는데 완전히 돌아온 건 아니어서 미치지는 않았다는 듯. 해결책을 찾으러 가는 게 동료 퀘가 될 것 같다.

그 와중에 에데어는 알로스가 가진 또 다른 인격인 야만인 여성과 대화해보고 싶다고 하며 염장을 지르고 있다ㅋㅋ 에데어 처음엔 진지해 보이더니 동료들 상호작용 대사들을 보면 완전 개그캐 그 자체다. 사가니 여우 만졌다가 물려서 손이 팅팅 붓지 않나 여러모로 드래곤 에이지 알리스터가 생각나는 친구다. 마침 둘 다 방검에 탱커 역할을 맡고 있기도 하네

잠깐 도시 둘러보며 서브퀘나 할까 하려던 찰나에 휴식 한번 취했더니 뜬금없이 듀런스에 대한 꿈을 꿨다. 과거를 보는 주시자의 능력이 발동한 걸까? 이것에 대해 듀런스에게 물어보게 되면 동료 퀘가 조금 더 진행되게 되는데..

듀런스는 에오타스의 화신이라고 말하며 나대던 와이드웬을 죽인 갓해머의 개발자 중 한 명이었다! 신의 화신이라 말하던 이 와이드웬이라는 사람은 필라스 세계관에서 중대한 영향을 미쳤는데 얘 때문에 에오타스 신도들은 박해받고 신전은 폐쇄되었으며 나라는 개판 나고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영혼 없는 아기가 태어나는 현상을 와이드웬의 유산이라고 부르는 등 온갖 것에 연결되어 있는 거대한 떡밥이다.

전쟁과 불의 여신 마그란

그런 애를 불의 여신 마그란의 신도들이 만든 '갓핸드'라는 병기로 죽였다고 하는 게 필라스의 배경 설정이다. 여하튼 자기가 힘을 빌려줬으면서도 갓핸드로 신의 화신인 와이드웬을 찢어 죽인 거에 대해 불만 있었는지 마그란 여신은 갓핸드의 개발자 12명을 버렸고 듀런스는 이에 충격받아 방랑하게 되었다는 게 지금까지의 이야기다.

이게 좀 의미심장한 게 갓핸드는 육체뿐만 아니라 영혼까지 파괴하는 병기인데 마그란이 화난 거 보면 어쩌면 와이드웬이 진짜 신의 화신이었고 갓핸드로 신인 에오타스 까지 함께 죽여버린 건 아닐까?? 진실은 좀 더 진행해봐야 알 것 같다.

이건 길가다 본 아비돈의 신전. 공돌이 신답게 신전도 망치 조각상이 세워져 있어서 재미있어 찍어봤다.


이런저런 서브 퀘스트를 하던 와중에 캐드 누아에서 또 편지가 왔다고 한다. 내가 항소하기 위해 법정으로 안 가고 딴 길로 샌 동안 캐드 누아의 소유권 박탈당했다는 건 아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