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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스탠드 얼론 DLC들만 했더니 이건 뭐 스토리적으로 중요하지도 않고 지루한 것도 많아서 실망이었는데 어웨이크닝 하니까 드래곤에이지 오리진 했을 때 느껴졌던 재미를 찾을 수 있었다. 매력 있는 동료(성능도 좋아야 함), 메인 흐름과 연관 있는 각종 퀘스트들, 다양한 지역들 등등 내가 스탠드 얼론 DLC들에서 부족했다고 느꼈던 것들이 어웨이크닝에서 충족되어서 너무 재미있게 플레이하고 있는 중이다. 

시작부터 산뜻하게 검방 여캐나 나와 나를 맞이해줘서 기분이 좋았다. 좆가락의 골렘으로 탱커가 쓰레기안 설움을 겪다가 드디어 이렇게 성능과 외모 둘다 챙긴 동료가 나오는구나 싶었는데 하.. 입단식을 버티지 못하고 죽어버렸다. 바이오웨어 진짜 너무한다.

 

그리고 오래간만에 보는 반가운 얼굴도 있었다. 만난 동기가 좀 황당한데, 전여친이랑 잘 이어져서 행복하게 지내는가 싶더니 걍 부부 싸움하고 한자리에서 평화롭게 사는 게 성미에 안 맞아서 회색 감시자가 되겠다며 막무가내로 나한테 찾아온 거였다. 상남자 포지션답게 입단식때도 어둠의 피조물들 피를 원샷 한 다음 기절도 안 하고 트림 한번 한 다음 넘어갔다.

안타깝게도 오리진의 양손전사 포지션을 그대로 들고 왔는데 검방 전사 마이리 쓰다가 양손 전사 오그렌 쓰니까 역체감이 엄청나다. 양손 전사 탱은 도저히 답이 안 보여서 오그렌도 그냥 위협 감소 찍어버리고 4딜러 체제로 내가 죽기 전에 적을 죽이자 마인드로 다녔다..

본편이랑 연동도 문제 없이 잘 돼서 알리스터가 깜짝 출연도 해준다. 별다른 건 없고 그냥 나 잘 지내고 있는지 확인차 온 게 끝이긴 하다..

앤더스가 오리진 본편에서 모리간의 포지션을 맡고 있다. 모리간이 아예 마법사 협회 근처에도 안 가본 이단 마법사라면 앤더스는 그냥 마법사 협회에서 7차례나 탈주한 미친놈이다. 평온화 안 당한 것도 신기한데 탈주 이유도 고양이를 못 키우게 해서란다. 길가에서 고양이를 주워서 선물해 줄 수 있는데 항상 자기 품속에 넣고 다니면서 파운슬롯 경이라는 이름까지 만들어줄 정도로 괴짜다.

역시나 법사좆망겜답게 성능도 출중한데, 마비 쪽 스킬을 어느 정도 찍어놓고 나와서 이번엔 광역 마비 스킬로 가봤더니 역시나 파멸의 감옥 못지않은 사기였다.

나타니엘 하우라고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오리진에서 나대다 죽었던 하우 백작의 아들을 동료로 들일 수 있는데 아들은 애비와 다르게 성품이 훌륭한 사람으로 나온다. 하우 가문의 이야기들을 듣고 있으면 가문 대대로 훌륭한 사람들이 많이 나온 명문가였는데 유독 랜던 하우 이 새기만 모자라서 가문을 파멸 직전까지 몰고 간 거였다. 나타니엘은 다행히 아버지 말고 할아버지의 성품을 타고나서 게임 내내 꽤나 젠틀하고 자신의 상황을 이해하는 사람으로 나온다.

초반에는 나타니엘을 무조건 데리고 다녔는데 이유는 다름 아닌 야수 조련사 특성화 때문이었다. 팀에 검방탱커가 없는 절망적 상황이다보니 야수조련사 특성으로 나온 동물들을 탱커로 대신 앞세워서 다녔는데, 암가락에 툭치면 뒤지는 브론토와는 다르게 곰은 4:1 상황에서도 함정 2개 정도 밟고 광역 마법까지 받아내는데도 살아있는 등 탱킹 능력이 아주 출중했다.

시그룬과 만나는 지역인 버려진 타이그. 솔직히 오리진이 10년도 훨씬 넘은 오래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은근 그래픽이나 경관이 훌륭하다. 

어웨이크닝에서는 오리진보다 여러 인게임 연출들을 신경 쓴 게 느껴져서 좋았다.

드워프들이 세운 타이그 답게 최종 보스는 화염 골렘. 정말 포스가 장난 아니다. 난이도는 그냥 쌍수 단검으로 푹 찍 하니 죽어서 그저 그랬는데 위압감이나 컷신 연출은 훌륭했다.

여자 드워프에다가 결사의 군단 문신을 하고 있어서 처음에는 비호감이었던 시그룬. 잠깐만 쓰다가 포지션이 겹치는 나타니엘로 바꾸려고 했지만 쓰다 보니 정들었고 의외로 성우도 그렇고 선물도 장난감류를 받는등 귀여운 점이 많아서 고정 동료로 쓰게 됐다. 군단병 특성을 찍고 나와서 쌍수 도적이지만 탱킹 능력이 웬만한 전사들 못지않아 마음 놓고 쓸 수 있어서 좋았다. 스킬 활성화 시간 동안 모든 마법, CC면역이라니 어웨이크닝에서 정말 좋은 스킬들 많아졌다.

꺼무위키 보니까 시그룬 동료 퀘가 버그가 어마어마해서 패치를 받지 않는 이상 시그룬에게는 배드 엔딩밖에 없다고 하길래 드래곤에이지 하면서 처음으로 모드 매니저 깔아서 버그 픽스해줬다. 다하고 나니까 우울한 배드 엔딩까지는 아니어도 결사의 군단 + 회색 감시자라서 결말이 완전 행복하지만은 않더라.. 여러모로 불쌍한 캐릭터인 듯

여자 드워프라 그런지 오그렌이랑 같이 다니면 대놓고 추파를 날리는 대사가 많아서 웃긴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