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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일지

케리네이아의 암사슴

미라미라 2021. 7. 14. 09:33

헤라클레스의 12가지 과업 조각

제우스의 바람기는 말 그대로 통제불능이라 이곳저곳에 자기가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으면 씨를 뿌렸다. 그중에는 헤라를 섬기는 사제인 이오가 있었는데 당연히 불륜을 들키면 헤라한테 혼날게 뻔하니까 위쳐3마냥 구름 속에서 애정행각을 벌였다. 이에 눈치 100단인 헤라가 이 양반 딱 보니 다른 여자랑 교제 중이구나 눈치채서 구름을 급습하게 된다.

어떻게 보면 인생역전???

제우스는 다급하게 이오를 암소로 변신시켰는데 이미 모든것을 간파한 헤라가 모르는 척 암소를 요구하게 되고 제우스는 마지못해 암소(이오)를 헤라에게 넘기게 돼버린다.. 불륜한 것도 모자라 걸리니까 혼날까 봐 불륜 상대를 상대방에게 냅다 줘버리는 제우스도 참 노답이다.

여하튼 이오는 이곳저곳에서 암소의 모습으로 구르다가 마침내 제우스가 헤라한테 굴복하고 사과하게 되어 인간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후 이오는 이집트로 가서 왕과 결혼하고 이집트 신화에서의 이시스 여신으로 숭배받았다는데 이것은 또 다른 이야기..

개족보도 이런 개족보다 따로없다..ㄹㅇ..

여하튼 이러한 이오의 후손 중에는 알크메네라는 여인이 있었다.(제우스의 증손녀쯤 됨..) 제우스는 자기가 손댄 이오의 후손마저 탐내서 알크메네의 남편인 암피트리온으로 변장하여 원나잇 NTR 하게 된다. 그래 놓고는 찔렸는지 자식 이름을 '헤라의 영광'인 헤라클레스로 지었으니 헤라 입장에선 정말 어이가 없는 상황이다.

뱀 두마리를 목졸라 죽인 아기 시절

이에 헤라는 갓난아기인 헤라클레스한테 뱀도 보내보고 원래 헤라클레스의 늦게 태어날 예정이었던 에우리스테우스를 2개월 빨리 태어나게해 헤라클레스가 왕이 될 운명을 빼앗기도 하는등 각종 일들을 벌였으나 성에차지 않았는지 아예 헤라클레스를 잠깐 미치게 해서 아내와 자식들을 사자로 착각하게해 모조리 죽이게 하는 저주를 걸었다.

제정신을 차리고 크게 절망한 헤라클레스는 자살하려고 하다 테세우스의 만료로 델포이의 신탁을 우선 들어보기로 했는데 여기서 죄를 씻기 위하여 그가 받은 조건이 바로 그 유명한 헤라클레스의 12가지 과업이다. 에우리스테우스 왕에게 12년간 봉사하며 12가지 과제를 수행하게 되는데 여기서 케리네이아의 암사슴은 그중 3번째 과업이다.

그전에 창칼도 안 먹히는 사자도 때려잡고, 히드라도 죽인 헤라클레스가 고작 사슴 잡는데 뭐 그리 어렵나 하겠는데 사실 그가 가장 오랜 시간을 들여서 달성한 과업이다. 이 사슴은 그냥 평범하게 크기만 한 사슴이 아니라 청동 발굽과 황금으로 된 뿔을 가지고 있는 아르테미스 여신이 관리하던 신성한 동물 중 하나였다.

그래서 [사슴을 죽인다 -> 아르테미스 여신의 분노를 산다.]  [안 죽인다? -> 헤라의 분노를 산다.]의 노답 이지선다 밖에 남지 않았는데 헤라클레스는 무려 1~2년 동안 그리스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사슴과 지구력 싸움을 벌인 끝에 다리에 마비 화살을 쏘고 사슴을 생포하는 데 성공한다. 

헤라클레스는 사슴을 생포해서 에우리스테우스 왕에게 가져다주려고 길을 가던 와중에 우연히 아폴론과 아스테미스 남매를 만나게 되는데 여기서 헤라클레스가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아르테미스에게 용서를 빌어 아무 일 없이 일이 잘 끝났다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신화와는 다르게 오디세이에서는 키레네이아의 암사슴을 생포하는 것이 아니라 죽이고, 그것도 모자라서 가죽을 벗겨오라고 한다.. 패턴은 멧돼지에 비하면 별거 없는데 그냥 돌진하는 게 끝인 데다가 돌진에 실패하면 뿔이 땅에 박혀서 아무것도 못하는 극딜 타임을 준다. 

쫄을 소환 하지도 않고 주변 사슴들도 비선공, 자기 자신도 비선공이라 참으로 혜자 같은 난이도를 가지고 있어서 한 번에 깼다.

퀘스트의 보상은 새로운 특수화살인 죽음의 화살이다. 기본 화살에서 강화된 버전인데 솔직히 성능은 그저 그렇다. 어차피 일반 화살로 안 죽을 애들은 죽음의 화살을 써도 안 죽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