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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하얀산맥에 대한 반전과 세계관들에 대한 뒷배경들이 수도없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전투는 없고 거의 다 대화 위주라서 텍스트가 좀 많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해골 상단에는 원래 해골의 주인이었던 사람을 죽인 원흉인듯한 거대한 크기의 운석이 박혀있었다. 

거대한 수정 덩어리처럼 보이는 바위 사이에는 이질적인 금속 파편 하나가 꽂혀있었는데 자연 생성된 광물과는 다르게 인위적으로 생겼다. 문양이 새겨져 있는 것으로 보아 무언가 세공품 같기도 하고..?

그렇게 조사를 위해 금속 파편에 손을 대자 마치 영혼이 빨려나가는 듯한 느낌이 이어졌고 주시자의 힘으로 영혼을 보는 것 처럼 금속 파편의 과거 환영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 순간 나는 망치의 일부분이 되어 망치의 생성과정부터 부서지기까지 무슨 일이 있었나 볼수 있었는데.. 알 수 없는 거대한 신적 존재에 의해 만들어진 이 망치는 완성된 직후 공허한 우주 어딘가로 던져져서 거대한 운석을 박살 냈다. 

운석은 엄청나게 거대해서 파편 하나하나가 도시만큼이나 넓었고 운석은 박살 났더라도 파편들이 추락하면서 바다는 해일을 일으켰고 땅은 거대한 크리에이터를 남겼다. 

그렇게 파편들의 시점으로 바다에 빠지기도하고 평원에 큰 구멍을 내며 이리저리 시점을 옮기다가 거대한 거인에게 직격 하는 파편들로 시점이 옮겨진다. 배경에서도 보이듯 웬만한 산의 크기만큼 컸던 거인에게 직격타를 날려 죽이는 환영이었는데 마치 원래 목적이 이것이었던 것 마냥 해냈다라는 나지막한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이제 끝났나 싶었더니 아까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격한 움직임 후에 신비로운 공간으로 옮겨져있었다. 바닥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은 심연을 가지고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은 호수 위, 곳곳에는 진짜인지 환영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로 수많은 해양생물들이 유영하는 초현실적인 공간 속에서  우리는 망각, 상실, 비탄의 여신 온드라를 만났다. 

"하는 행동이 생각을 나타낸다. 포탑이 열렸고, 대장간에 불이 지펴졌다."
"너는 내게서 감춰진 영혼들을 풀어주었다. 내게서 훔친 영혼들이자 나의 심판을 피한 자들 말이다."
"그 드워프들은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지었다. 어차피 그 대장간은 잊혀질 예정이었다."

 

여신은 첫마디부터 날 도굴꾼이라 매도할 정도로 굉장히 화가 많이 난 상태였다. 그 후 지금까지 나의 행적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여신님은 내가 두르간의 포탑을 가동한 것부터 영혼들을 자유롭게 풀어준것등등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마음에 들지 않으신 모양이다. 여신님한테 밉보이지 않으려고 일부러 조류 소환자의 본분을 다했건만 섭섭하네..

여신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파그루넨을 두르간의 포탑과 하얀 대장간으로 인도한 것은 온드라였다. 그와동시에 두르간의 포탑을 멸망시키고 파그루넨의 드워프들을 몰살시킨 것 또한 다름 아닌 온드라였다. 다만 여신의 변덕이라던가 원래부터 죽일 생각으로 인도한 것은 아니고 뭔가의 사정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처리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 후 기억에 관하여 이야기 하기 시작하는데 망각의 여신이라는 말처럼 기억이란 과거의 영혼이자 짐이고 사람들이 이때문에 고통받고 있다고 말하며 지금까지 내가 겪었던 일들을 말하기 시작한다.

"태어날 때부터 말할 수 없는 죄악을 물려받은 늙은 주시자를 생각해 보아라."
"혹은 자신이 전생에 소유했던 것들이 기억나서 좋아하게 된 탓에 브래큰베리에 몸을 받긴 여자를."
"혹은 자기 누나를 죽인 그날 이후 삶이 형벌이 된 어부를"
"혹은 자신의 모든 노동의 열매보다 낡은 메달을 더 소중히 여기는 글란파스 소년을."

 

메어왈드의 이야기도 나오고, 스톨워트의 생선가공 공장에서 일하던 공장장도 나오고, 브래큰베리 사창가에서 있던 그저 스쳐 지나간 NPC의 이야기도 나온다. 내 일거수일투족을 다 감시하고 있었다니 스토킹 좀 그만해

미네하의 기억을 보존하도록 선택해서인지 온드라의 말을 부정하는 미네하는 덤

여기서 놀라운 사실을 알려주는데 아까 본 거대한 해골의 주인은 다름아닌 대장장이의 신 아비돈이었다! 

이오니 브라더란 달의 위성 중 하나를 뜻하는데 온드라가 이 위성을 이스턴 리치 지역과 충돌시켜 대재앙을 일으키려고 하자 아비돈이 거대한 망치를 만들어서 이오니 브라더를 향해 던져 박살냈다. 박살난 파편들이 떨어지던 와중에 아비돈에게도 맞아 사망했던 것이었다. 물론 실수로 파편을 맞았거나 눈먼 파편에 재수 없게 맞은 게 아니라 지면으로 충돌하는 파편들의 충돌을 흡수하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한 것이었다. 

그건 그렇다 쳐도 온드라는 왜 달을 행성으로 끌어드리려고 했을까? 이는 온드라가 관장한 영역을 생각해보면 해답이 나온다. 망각, 상실, 애도의 여신 온드라, 그리고 침묵의 홀 퍼즐에서 봤던 석판에서 도시를 불태우고 해일로 덮어 모든것을 무로 만든다는 내용..

침묵의 홀 퍼즐. 이게 다 떡밥이었다니

온드라는 문명을 무로 되돌리려고 달을 불러왔던 것이다. 신들은 고대문명인 잉그위스를 멸망시키자는 합의를 보았고, 온드라는 이에 너무나도 강성했던 잉그위스 문명을 소멸시키기 위해서는 대파괴가 필요하다고 판단, 지금의 달의 위성인 이오니 브라더를 이용했던 것이다. 

이러한 신들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보존의 신이던 아비돈은 문명을 멸망시킨다는 결정에 동의하지 않았고 독단적으로 운석을 파괴하여 문명의 멸망을 목숨 바쳐 막았다. 하지만 아비돈이 목숨 바쳐 지키려고 했던 잉그위스 문명은 결국 멸망이 뒤로 미뤄졌을 뿐 신들의 뜻을 막지 못하고 지금 시점에서는 멸망했다.

여기서 눈없는 자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눈 없는 자들은 원래 아비돈의 수하였으며 지금처럼 모든 것을 부수는 존재가 아니라 문명을 생성하고 보존하는 정반대의 역할을 맡고 있었다. 아비돈이 죽자 온드라는 그들을 거둬서 자신의 군대로 삼았다. 보존의 신이던 아비돈의 수하들이 역으로 모든 기억을 망각시키기 위해 문명을 멸망시키는 기계로써 사용되게 된 셈이다.

통찰이 높으면 무려 여신님에게 돌직구를 날릴 수 있다!

온드라는 아비돈을 인정하는 것뿐만 아니라 남몰래 좋아하고 있었다! 아비돈이 자신을 막을 거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목숨을 바쳐서 까지 저지할 줄은 몰랐기 때문에 그의 죽음은 그녀로서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고 이 때문에 상심하며 아비돈의 유해 위에 자신의 사원을 만드는 등 나름대로 그를 그리워하는 스윗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왜 그녀가 비탄의 여인(The Lady of Lament)이라 불리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온드라와 아비돈

흠.............................. 이쁜 사랑 하십쇼......

이후 온드라는 아비돈에 대한 모든 기억을 지워서 신들과 필멸자들이 그의 보존의 속성을 잊게 되었고 마그란의 도움으로 부활한 아비돈이 기억을 잃어 원래 보존의 신이 아니라 기계장치와 대장장이를 담당하는 골렘의 신이 되었다. 아비돈은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부터 과거에 이 행성을 지키기 위해 자신이 희생했다는 사실, 온드라에 대한 것까지도 모두 망각한 채로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온드라로써는 다시 되살아난 아비돈과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그랬다가는 아비돈에게 망각시킨 옛 기억들이 되살아날 것을 우려해서 거리를 두고 지켜보고만 있는 중이다. 애틋한 로맨스 한편을 찍는 중..

문제는 눈 없는 자들은 아비돈과 그에 관련한 모든 기억을 가진자들을 멸망시키는 업무를 맡았는데, 하얀 대장간이 복구되면서 하얀산맥뿐만 아니라 디어우드의 모든 사람들, 더 나아가 이스턴리치의 모든 사람들이 이에 대한 소문을 듣고 하얀 대장간과 두르간의 포탑에 대해 알게 되어서 눈없는 자들이 이들을 몰살시키기 위해 나가 대륙을 초토화시킨다는 것이었다. 주시자가 꿈에서 수 없이 봤던 바로 그 멸장의 장면들이다.

이는 온드라도 손 쓸 수 없는 지경까지 나아갔기에 우리에게 눈 없는 자들을 막을 방법을 알려주었다. 바로 아까 그 파편을 들고 아비돈이 사용하던 망치의 모습을 작게나마 구현하고, 망치를 이용하면 눈없는 자들이 주인이었던 아비돈의 망치소리에 공명하여 어느 정도 통제 가능할 거라 했다. 

이후 더 이상 뭘 해야 하는지 말해주지 않은 채 추후에 알려주겠다고만 하고 여신은 입을 다물었다. 수상하긴 하지만 일단 당장의 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하얀 대장간으로 가서 아비돈의 망치를 복구해야한다. 


하얀 대장간으로 돌아가 아비돈의 망치를 벼려내는 과정에서 주시자는 또 한 번 강렬한 환영을 보게 된다. 흐릿했던 형체는 여기가 어디인지 분간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화되었고 눈 덮인 산속 깊숙이 숨겨져 있었던 얼어붙은 호수와 저 멀리 작은 불빛으로만 보이는 스톨워트가 보였다. 이제 눈 없는 자들이 숨어있는 곳을 알아냈으니 그쪽으로 가서 일을 마무리 지을 시간이다. 

마침내 지금까지 사용했던 무기들과는 차원이 다른, 신의 무기가 손에 들어왔다. 하얀 산맥의 최종 보상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엄청난 능력치와 굉장히 좋은 액티브 스킬들을 가지고 있어서 게임 내내 유용하게 쓰인다. 

전설 옵션이 붙어있어서 명중률과 대미지도 훌륭한데 치명타 시 눈 없는 자들을 즉사시킨다. 전투당 한번 망치를 내려찍을 수 있는데 무려 광역 마비 옵션까지 달려있다! 이제 슬슬 출발하려고 하는데 느닷없이 오우거들이 대장간으로 들이닥쳤다. 이제 드디어 끝이 보이는데 도대체 뭐야?

하지만 그들은 오우거와 스톨워트간의 갈등을 평화롭게 해결해준 나에게 보답하기 위하여 전사들을 지원하러 온 것이었다.

또한 두르간의 포탑을 가동했기 때문에 그곳의 총책임자인 웬그라는 대포 사정거리가 닿는 케이론의 흉터 외곽지역에서는 지원 사격을 해줄 수 있다며 약속을 해주었고..

광산의 살인사건을 해결해줬기 때문에 그곳의 책임자인 테리언은 전투에서 도움이 될 거라며 그 귀한 두르간 강철을 무더기로 지원해줬다. 레드세라스의 요새에서 평화적으로 아다릭을 설득했다면 아다릭도 여기서 도와주는데 아쉽게도 정면돌파하여 아다릭을 죽였기 때문에 이곳에는 나오지 않았다...

모두의 도움을 받고 드디어 마지막 장소인 케이론의 흉터로 출발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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