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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아는 오픈 초창기 때 잠깐 찍먹 정도만 해보고 접었었는데 최근 들어서 다시 생각나서 접속해봤다. MMORPG라는 게 나오기 전에는 항상 엄청난 관심을 받다가 오래 못 가서 유저수가 반토막 나고 소리 소문 없이 없어지는 경우가 워낙 많았기에 로아에도 그렇게 큰 기대는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플레이하고 있어서 궁금해 시작해봤다.

MMORPG 경력은 기껏해야 와우 찍먹(레이드 한번도 안 해봄), 길드워 2, 파이널 판타지 14, 굳이 추가하자면 어렸을 때 해봤던 룬 스케이프 정도가 끝인데 이들의 특징은 대규모 온라인이라는 특성상 텍스쳐 질이 낮다던가 프랍들이 뭉개져 있다는 점이다. 로아는 그래픽과 디테일 적인 측면에서는 너무나도 멋있어 보였기 때문에 다시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됐다. 

뭐 스펙올려서 레이드까지 할지는 잘 모르겠는데 로스트 아크의 곳곳을 돌아다니며 천천히 여행하는 느낌으로 진행해보고 싶다. 멋있는 그래픽 감상도 할 겸.


오.. 게임 시작하자마자 볼 수 있는 장면인데 일러스트의 한 장면같이 굉장히 멋있게 나왔다. 항해는 모험을 떠난다는 느낌을 주기에 굉장히 좋은 소재고, 원경에는 알 수 없는 조각상과 2개의 달이 보여서 궁금증을 자아내는 것 같다. 

분명 옛날에는 클래스별 튜토리얼이 따로 있었는데 최근에 다시 시작하니까 그 부분은 다 쳐내고 간단한 컷씬으로 대체했더라. 솔직히 귀찮긴 했어도 나름 공들여서 만든 것 같았는데 조금 아쉽기도 하다. 와우도 튜토리얼을 개편해서 외딴섬에서 항해하는 것으로 시작했는데 로아도 굉장히 비슷한 튜토리얼을 가지고 있었다. 

이곳이 열대 섬이라는 것을 알려주듯 곳곳에는 열대 과일들이 널려있고 각종 물자들과 모래사장에 거꾸로 꽂힌 노들, 물이 떨어지는 곳 아래 양동이를 배치하는 등 공을 많이 들인 티가 난다. 

짤막하게 전투 한번 일어나고는 다시는 안 올 곳인데도 굉장히 디테일하게 꾸며져 있다. 정글의 한 지역에서 나무를 베고 베이스캠프를 만든듯한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너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전투가 일어난 곳이라고는 상상하기가 좀 힘든데 너무 지저분하게 두면 가시성이 떨어져서 보기 힘들어 그런 건가?

이 부분에서는 정말 감탄했다. 고대 유적지를 배 타고 지나가는데 콘솔 게임을 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자연스럽게 간단한 세계관 설명을 해주는 장치도 있었다. 로스트 아크라는 게임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크를 찾는 여정에 대한 스토리가 나올 것 같다.

초목만 가득했던 이전 지역과는 다르게 정글 속 고대 유적이라는 테마에 맞게 곳곳에서 유적지가 보인다. 

주인공의 알 수 없는 힘으로 유적의 봉인을 풀었을 때 나오는 장면인데..

갑자기 문밖에서 강한 빛이 쏟아져 나오더니 거대한 원경을 보여주는데 폴아웃이나 스카이림들 등등 콘솔 게임에서 자주 보던 연출을 보니 반가웠다. 

잘 보이지도 않는 조각상인데도 디테일함에 눈이 즐겁다.

로스트 아크가 지금까지 내가 해왔던 MMORPG들과 다른 점 중 하나는 바로 엄청난 수의 몬스터들이었다. 이전 게임들은 몬스터 한 마리 한마리 공들여서 잡거나 몰이사냥을 한다고 해도 10마리 내외였는데 여기선 수십 마리가 몰려와 디아블로 같은 핵 앤 슬래시의 느낌이 들었다.

이런 점들 때문에 고전 RPG들에서 답답함을 느낀 유저들이 로아의 액션성과 핵 앤 슬래시의 맛을 보고 많이들 정착하지 않았을까?

선택지가 뜨는 연출도 나왔다. 구하나 도망치나 결과는 같아 보이는데 난 일단 구해준다를 눌렀다.

돌로 된 동료(동료 아님)들을 뒤로하고 포탈을 타서 새로운 공간으로 들어왔는데 지금까지 밝은 분위기였던 정글과는 다르게 굉장히 어두운 동굴 같은 곳으로 내려왔다. 

그냥 이동만 하면 지루하니까 곳곳에 이렇게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액션이나 덩굴을 붙잡고 올라가는 액션, 절벽을 아슬아슬하게 뛰어 넘어가는 액션을 넣어놨는데 좋은 시도라고 생각한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사다리를 올라가는 간단한 상호작용도 MMORPG에서는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그런 사다리들을 배치하는 자원이 아깝다고 느끼는지 의외로 없었던 게임들이 많았던 것 같다. 

튜토리얼 맵의 보스로 수정 거미 비슷한 애가 나왔다. 튜토리얼 보스는 별거 아닌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요소다. 게임이 어떤 식으로 진행될 것인지 엿볼 수 있는 요소라 생각된다. 유명한 예로는 다크 소울의 수용소 데몬이 있다. 

수정 거미도 튜토리얼 보스치고는 은근 다양한 패턴들을 사용했는데, 간단한 팔 휘두르기부터 임페일 같은 일직선 공격, 360도 광역 공격, 전진 공격 등을 썼다. 물론 대미지는 엄청 약해서 일부러 죽으려고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 않은 이상 쉽게 깰 수 있었다. 

뭔가 얼굴에 아무것도 없으면 심심해 보여서 특이해 보이는 페인팅을 넣어봤는데 좀 무서워 보이네..

튜토리얼 내내 함께 따라다니며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모피어스 사제가 갑자기 악당처럼 보이는 누군가로 변했을 때는 좀 놀랐다. 역시 실눈 캐릭터가 괜히 있을 리가 없지..

튜토리얼 지역은 조작법을 익히는 것 외에도 게임의 전반적인 흐름과 분위기를 알려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로스트 아크의 튜토리얼 섬은 꽤나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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